기아가 처음 내놓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형 전기차, ‘더 기아 콘셉트 EV9’을 아시나요? SUV를 사랑하는 분이시라면 익숙한 이름이실 텐데요. EV9은 내년 1분기에 출격할 예정인 기아의 첫 SUV 콘셉트카입니다. 지난 달 부산모터쇼에서 ‘더 기아 콘셉트 EV9’가 처음 공개된 이후 많은 SUV 운전자들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이 확정되어 나오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대형 SUV를 구매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전기차 유저들 사이에서 감돌고 있습니다.
차량보다는 공간을 강조한 기아의 콘셉트 EV9은 기아의 브랜드 디자인 철학이 듬뿍 담겼다고 하는데요. 카 시트의 방향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공간 연출에 더해 레벨 3의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될 예정이라고 해 더욱 눈길을 끕니다.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EV9의 매력을 체인라이트닝이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EV9의 6가지 특징
EV9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482km (국내 인증 기준)
- 제로백 약 5초
- 6분 충전으로 100Km 주행거리 확보
-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술 탑재 예정
- 3열 시트 방향을 바꿔 자유롭게 만드는 3가지 실내 모드
-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지속가능한 자원을 소재에 활용
주행가능 거리 및 전장
EV9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국내 인증 기준으로 482km입니다.
EV9의 차체 크기는 전장 4930mm, 전폭 2055mm, 전고 1790mm, 휠베이스 3100mm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비교했을 때, 전장은 -65mm 짧고, 휠베이스는 +200mm 긴 수준입니다.
가격과 보조금
아직까지 EV9의 구체적인 가격이 공식 석상을 통해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기아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략적인 가격 레인지를 언급한 적은 있었습니다. 기아의 2022년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EV9 가격은 5만달러 후반대에서 7만달러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EV9은 전기차 가운데 확실한 SUV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V9의 가격 레인지가 대략적으로 공개되자, 전기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팰리세이드 운전자들이 대거 EV9으로 갈아탈 것’이라는 평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사이즈는 대형차 수준이면서도 가격운 중형 전기차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차오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 가격뿐 아니라 보조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보조금 규모의 50% 수준을 지급받을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이 책정되지 않을까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2022년 기준, 환경부는 5500만원 미만의 차량에 100%, 5500~8500만원 차량에 50%를 환급 지원하고 있고, 기아가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가격 레인지를 고려하면 가능한 50%의 보조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격이 책정되지 않겠냐는 예측입니다.
다만 보조금 기준이 매년 조정되고 있습니다. 가능한 많은 대상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범위가 넓어지면서도, 지원금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아가 EV9을 어느 정도의 가격으로 책정하는지에 따라서 실제 보조금 혜택의 규모가 확정될 텐데요. 2023년도 전기차의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은 아직 공시된 바 없는 상태이고, 기아의 가격 책정 규모도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배터리, 충전 속도
EV9의 배터리 용량은 90kWh으로 예상됩니다. 350kW급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초급속 충전을 할 경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도달하는 데에 약 20~30분이 소요될 것이라고 합니다.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HDP) 탑재
기아는 2026년에 선진 시장에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지요. EV9에는 레벨 3 수준(고속도로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자율주행 기술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레벨 1부터 5까지 존재합니다. EV9에 탑재될 레벨 3 수준 HDP는 핸즈 오프가 가능한 수준의 자율주행 레벨로 비상 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하면 크게 주행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지요. HDP는 조건부 자율주행으로서 Highway Driving Pilot을 의미합니다. HDP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방식입니다.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위를 달릴 때 핸즈 오프가 가능하지요.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운전자에게 제어권 인수를 요청합니다. 만약 운전자가 컨트롤하지 않는 경우에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행을 시작합니다. 한 마디로 EV9에 탑재될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3로 주행 보조 수준을 넘어선 단계지요.
현재 양산차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술의 대부분은 레벨 2로 주행 보조(HDA, Highway Driving Assist) 수준입니다. 레벨 2 이하는 부분적인 자율주행입니다. 레벨 2는 자동 조향과 핸즈 온 상태에서 감,가속을 지원하고, 레벨 1은 조향과 감, 가속을 지원하지요.
레벨 4부터는 좀 더 완벽에 가까운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레벨 4는 비상 시에도 시스템이 대응하고, 레벨 5에는 운전자가 완전히 불필요한 단계로 구분됩니다.
카시트가 테이블로? 차량을 넘어서 이제는 ‘공간’으로
EV9 실내의 가장 큰 특징은 시트 방향을 변경해 3가지 유형의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EV9의 시트는 3열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변용이 가능하여 차량을 ‘공간’처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였습니다.
첫 번째 모드는 액티브 모드로 가장 일반적인 모드입니다. 주행을 위한 통상적인 차량의 시트 배열을 말합니다. 1, 2, 3열의 시트가 모두 차량이 달려나가는 전방을 향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두 번째, 포즈 모드는 차박 등 정차 시 충분히 주변 환경을 즐길 수 있는 모드입니다. 1열만 180도 돌려 3열과 마주 앉을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2열 시트는 접어서 탁자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1열과 3열에 앉은 승객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양문형으로 열리는 차량 측면 도어를 모두 오픈한다면 창 밖의 자연 공간과 차량의 공간이 연결되는 듯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엔조이 모드는 정차 후 휴식 시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3열을 180도 돌리고 테일게이트를 열면, 3열에 앉아 차량 외부를 보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디자인적인 특징
콘셉트 EV9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물씬 풍깁니다. 파노라믹 스카이 푸르, 27인치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차량에 대한 기존 인식의 틀을 벗어나 자동차에 새로운 공간이라는 개념을 집어넣습니다.
3가지 실내 모드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던 것처럼 EV9의 디자인은 자연과 함께 휴식하고 새로운 영감을 발견할 수 있는 탁 트인 라운지를 표방했습니다. 특히 커다란 측면 창과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는 차량 안에서도 바깥의 자연 환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합니다.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는 1열과 2열 위를 가로질러 드넓은 개방감을 줍니다.
EV9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와 동승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27인치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입니다. 27인치의 넓은 화면은 차량이 제공하는 ‘이동’의 역할을 넘어서 승객에게 확장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기아는 EV9을 통해 글로벌한 포부가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아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Karim Habib) 전무는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는 탄소 배출이 없는 파워트레인, 최첨단 외장 디자인,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근간으로 한 실내 공간이 결합됐다”며 “기아는 최근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의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차내 곳곳에 활용된 친환경 소재들
EV9 내부에서는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한 부품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닥재는 폐어망을 재활용했고, 시트와 도어 트림은 플라스틱병을 재생해 원단으로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운전자로 하여금, 환경을 생각하는 스마트한 소비자로서의 자부심까지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아의 친환경 자동차, EV9입니다.
EV9, 강까지 건넌다? 출시 전 혹독한 테스트 중!
EV9을 직접 만나기에는 아직 거쳐야 할 단계가 남았습니다. 극한의 조건에서도 주행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혹독한 테스트를 치러야 하는데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기아 남양 연구개발 센터에서 진행되는 테스트는 언덕에서의 사륜구동(4WD) 등판 성능, 거친 지형 트랙에서 가혹한 검증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심해 도강 테스트까지 다양합니다. 물이 있는 곳에서도 거침없이 주행할 수 있는 완벽한 SUV를 만들기 위해 도강 테스트의 결과도 주목해 볼 만 합니다. 기속 및 핸들링, 저마찰 트랙에서 노면 접지력 등 모든 성능 요소를 엄격하게 평가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기아는 EV9을 개발하기 위해 디자인, 성능, 주행거리, 성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44개월에 달하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습니다. 오랜 기간 꼼꼼하게 개발한 EV9이 마지막까지 최고의 상태로 운전자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 만큼 기대가 되네요.
혹독한 테스트의 결과와 함께, 내년 1분기 우리 앞에 찾아올 EV9의 모습은 어떨지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2023년 2월에 열릴 예정인 시카고 오토쇼에서 EV9이 모습을 드러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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